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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기획:문화계 한 해를 돌아본다] <4>무용계: 주목받는 한국 전통무용…창작열은 낮아 아쉬움

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전통 음악과 무용이 한류를 잇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그만큼 한국 무용과 음악이 사랑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판소리는 이미 세계가 주목하는 독창성 뛰어난 소리로 인정받고 있으며 문화부 통계에 의하면 미국에서 공연 되는 아시아 국가 공연 중 한국의 전통 무용이 가장 많이 무대에 오르는 공연으로 선정된 바 있다. 다 문화가 공존하는 캘리포니아에서는 특별히 한국의 전통 무용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올 한해 한인 무용계에서는 어떤 활동과 성과가 있었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새해 다짐을 새긴다. 유이나 기자 ◆전통춤 자기화 작업 이영남 공연 인상적

2014년 극장에서 공연된 무용 공연으로는 '이영남, 그 춤의 여정' (아라타니극장, 11월 15일), 무용과 국악 조인트 공연 '춤과 소리의 만남' (아라타니극장, 10월 15일) 등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 문화원 아리홀에서의 소극장 공연들이 여러 번 있었지만 주목할 만한 공연은 없었다. 전통 춤의 자기화 작업과 연출이 인상적이었던 이영남의 공연을 제외하곤, 창작의 열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민사회 초기에는 무용이 기능 차원을 넘어 '무용 예술'로 승화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이 갖추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이민사회이기 때문에 무용이 예술로 인정받지 못하고 기능의 수준에 머물러도 된다는 논리는 더 이상 창작 빈곤 현상의 변명이 될 수 없다. 무용인들의 창작의식 결여와 전통 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본질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통 춤은 성격상 정형화 된 춤 분야로 인식될 수 있지만 정형의 답습은 단순한 기능에 그치고 만다. 예술의 한 분야인 무용이 예술로 인정 받으려면 그 춤이 창작일 때라야만 가능하다. 남가주 한인사회에는 어떤 형태로든 무용은 존재하지만 '무용 예술'도 존재하는가 자문해볼 때 그 답은 극히 회의적이다. 문화와 예술은 그 사회의 지적인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다. 예술인의 사회적 역할은 마치 나무가 자연 환경에 산소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듯 대단히 중요하다. 예술은 '예능'이라는 예술적 기능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예능을 지녔다고 해서 모두가 예술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예능은 연마와 교육을 거쳐 습득이 가능하지만 아직은 그저 기능에 불과할 뿐이다. 그 기능을 바탕으로 창조되는 예술적 승화의 과정 없이 예술작품이 태어날 수 없다. 모든 예술작품은 삶을 관조하는 작가의식을 필요로 한다. 오늘날 한인사회의 문화예술은 우리의 의식의 성숙함을 대변할 만한, 그리고 우리의 경제적 번창함에 준할 만한 수준인가, 우리는 그런 문화적 성숙미가 발휘되고 있는 사회에서 오늘을 살고 있는 것일까? 남가주 무용인들은 미주지역 한류 전파의 선봉에 서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전통 무용 전수, 보존의 노력은 이민사회의 중요한 문화적 자산임에 틀림없다. 우리 무용인들은 앞으로 전통문화의 올바른 이해와 계승 발전을 위해 거듭 노력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창작에 대해서 깊이 고민해보는 2015년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병임 ·무용평론가, 우리춤보전회 회장 ◆무용인 노력에 박수 세계적 명무 키우자
올 한해도 미주 한인 무용가들은 곳곳에서 무대를 만들어 한국 춤을 알리려 노력했다. 큰 공연만 꼽아보아도 '천.지.인 으로 그려본 한글춤'으로 시작해 '천상에 나빌레라' '벽사 한영숙 춤을 기리며' '송파 산대 놀이' '한국무용의 어제와 오늘' '전통무용 한마당' '한국무용의 향연' '춤과 소리의 만남' '국악 큰 잔치' '춤의 여정' 까지 다양한 한국 전통 무용 공연이 L.A한국문화원을 중심으로 남가주 공연 무대에 올랐다. 크던 작던 한 무대 위에 무용 작품을 올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무용인들이 쉬지않고 땀 흘리며 노력해 오고 있는지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며 그들의 노력에 무용인의 한 사람으로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올해의 무대를 돌아보며 과연 올해 무용계에서는 한국 전통 춤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의 발전을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본인부터 각성의 시간을 갖고 싶다. 대부분 한국 무용은 모두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 무용에도 격이 있고 차이가 존재한다. 기능 위주의 한국무용과 살풀이. 승무. 태평무 등 예술 혼이 담긴 '전통무용' 즉 '문화재 춤'은 구분되어야한다. 한국 전통 음악에 전통 의상을 입고 전통 악기를 들고 춤을 춘다고 해서 모두 전통 춤은 아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춤을 전통 춤으로 분류하고있다. 문화재 선정 요건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선 예술적, 문화적, 역사적으로 널리 육성하고 활성화 해야할 보존 가치가 있는 춤이 문화재로 지정된다. 중요한 점은 흥미나 재미위주의 춤이 아닌 삶과 혼과 역사, 그리고 음양과 우주의 이치가 함께 담겨있는 무용이 전통 춤이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고 이를 보전하고 연구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 춤을 잘 추려면 춤사위 동작만 연습해서는 안된다. 역사적 배경과 그 춤을 계승 발전시키려 연구해온 선배 무용인들의 숨은 뜻을 이해하고 마음과 혼신의 힘을 다해 춤을 추어야 관객이 진정한 춤의 매력에 빠져들수 있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무용계의 발전과 전통 춤의 대중화를 위해 무용가들이 더욱 연구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고 기대한다. 또한 관람객 역시 우리 전통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춤을 이해하고 감상의 폭을 넓혀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무용인과 관객이 이처럼 함께 노력할 때 우리 전통 무용이 명무로 세계 속에 자리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이영남·무용인

2014.12.28. 19:37

송년기획:문화계 한해를 돌아본다 <2> 음악계: 한인 우수성 뽐내…명품 공연 집착은 '옥의 티'

한인 음악계도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수많은 콘서트가 각 지역 공연장 무대에 올랐고 많은 음악인이 공연으로, 콩쿠르 수상으로 여러 커뮤니티에서 빛을 냈다. 한인의 음악적 우수성은 이제 국제 무대에서 더이상 강조할 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음악회 내용보다 지나치게 명품 공연장에 집착한다거나, 유난히 특정한 분야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편향적 음악성에 대한 지적 등 짚고 넘어가야 할 점도 여전히 대두된다. 올 한해 LA 한인 음악계를 돌아본다. 유이나 기자 청소년 꿈나무들 성장 뿌듯 한인사회 지원 미미 아쉬워 음악인으로서 올 한해를 돌아보며 어떤 콘서트가 의미 있었으며, 뜻깊은 무대였는지를 다시 한번 새겨본다. 솔직히 자신있게 손꼽을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은 것 같다. 우선 자신 부터 성찰의 마음으로 바라보자면 좀 더 좋은 음악회를 많이 열었어야 했다고 질책하게된다. 하지만 부모들의 뜨거운 후원으로 청소년 음악 꿈나무들이 열심히 악기를 들고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한해 내내 뿌듯했음을 고백한다. 커뮤니티의 건실함을 알기 위해서는 청소년 후원의 정도를 살피면 된다. 주류사회의 음악 활동은 우리가 논할 필요 조차 없을 정도로 잘 되어지고 있다. 한 예로 얼마전 창설 50주년을 맞아 성대한 기념 공연을 펼친 LA 뮤직 센터 소속 음악 단체만 보더라도 힘겨운 불경기를 극복해 가면서 훌륭한 무대를 다양하게 꾸미고 있다. 이들 단체들이 특별히 유스 뮤직 프로그램을 전폭 지원하고 있음은 강조할 필요가 없다. 올해는 청소년을 위한 교육과 공연 활동 지원 프로그램을 더욱 알차게 실시해 눈길을 끌었다.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뮤직디렉터 구스타보 두다멜)의 청소년 지원 활동은 특별히 눈에 띈다. 베네수엘라의 국가 지원 음악 제도인 '엘 시스테마' 프로그램 출신인 구스타보 두다멜은 무료 음악을 통해 청소년을 바른 인격체로 성장시키는 '엘 시스테마'의 효율성을 통감, LA 필을 통해 이 프로그램을 미국 전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LA 필이 LA 시 정부와 함께 운영하는 'YOLA at HOLA'(Youth Orchestra LA, Heart of LA)는 이 프로그램이 탄생시킨 열매다. 플라시도 도밍고가 제네럴 디렉터로 활동하는 'LA오페라'와 뮤직 디렉터 그랜트 거숀의 뛰어난 리더십으로 성장 가도를 달리는 'LA 매스터 코랄'의 청소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훌륭하다. 커뮤니티의 경제적 규모에 비해 LA 한인 사회의 청소년 음악 지원은 너무 미미해 아쉬움이 크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누가 커뮤니티의 청소년 음악계를 키울 수 있을 것인가 반문해 본다. 감히 답변해 보자면 '책임은 모두에게 주어졌다'고 말하고 싶다.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 등 훌륭한 공연장에서 연주하고 자신의 음악 활동에 1 점을 더하기보다 우리 사회의 문화적 발전을 위해, 스스로 한알의 썩어져 가는 밀알이 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참 뮤지션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2015년 이즈음엔 한인 커뮤니티가 청소년 음악 프로그램에 전폭적 지원을 보여주었노라고 자랑스럽게 회상하고 싶다. 우리 민족의 뛰어난 음악성을 새해에는 청소년들을 통해 온 세계에 전하는 해가 되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김승주·한미청소년심포니(KAYS)뮤직 디렉터 한국 주제로 한 음악 큰 호응 작곡·연주가 많이 나왔으면… 미국오케스트라연맹(League of American Orchestras)에서는 연초에 악기 별로 신예 유망주 솔로이스트를 발표하는데 습관처럼 한인연주자들이 얼마나 올라와 있는지 살피게 된다. 예년처럼 올해 역시 한인 이름이 포함돼 있어 미국 음악계에서 변함없이 많은 한인이 맹활약 중 임을 확인해 기뻤다. 이렇게 미 주류사회 음악단체에서 한인 이름을 보며 뿌듯하지만 한편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 분야에도 한인이 큰 활약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미국 전역의 초중고등학교 밴드와 학교오케스트라에서 사용하는 편곡 악보는 잘 드러나지 않은 큰 출판 산업이다. 매년 출판되는 악보가 너무 많아 도서관에 보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인터넷 검색에도 잘 뜨지 않는다. 편곡분야에는 언제나 새로 등장한 스타들이 많다. 미국은 저작권 보호가 잘 되어 있어 전국의 학교에서 악보를 구입할 때마다 일정 액수가 작곡자에게 배당되기 때문에 일단 유명해지면 재정적으로도 큰 혜택을 본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분야에서는 'Soon Hee Newbold'라는 이름 이외에는 지금까지 한인으로 추정되는 이름을 본 적이 없다.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연례 음악 컨퍼런스인 미드웨스트 클리닉(Midwest Clinic)에 참가했다. 컨퍼런스 둘째 날, 매우 기쁜 경험을 했다. USC의 작곡과 교수 프랭크 티켈리(Frank Ticheli) 박사가 제주도 민요를 소재로 작곡한 작품이 무대에 오른 것이다. 텍사주의 한 대학 윈드 앙상블이 연주했는데 청중의 반응이 뜨거워 객석에 앉아 뿌뜻한 감회를 느꼈다. 티켈리 교수는 연주 전 한국의 민요를 원형 그대로 들려주며 제주의 한라산과 민요에 대해 설명해 많은 참석자가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보통 작곡과 교수의 작품은 대개 난해하고 듣기에 거북한 음악이 많지만 이 날 연주된 티켈리 교수의 곡은 쉽고 친근한 음감으로 악보 주문이 쇄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을 주제로 한 음악이 이처럼 타 커뮤니티로 부터 호응을 받는 것을 지켜본다는 것은 한인으로 더없는 기쁨이고 자랑이다. 욕심이라면 한인 작곡가와 한인 연주자들에 의해 한국 전통의 곡이 세계 속에 더 넓게 퍼져나갔으면 하는 것이다. 합창 분야는 한국의 윤학원 교수의 활약 덕분에 미주 한인 음악인 보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음악인들이 미국합창연합회(ACDA) 행사에 많이 참여하고 있어 이 또한 미주의 한인 음악인으로서 아쉽다. 한인 이민의 역사도 깊어간다. LA 한인 음악계에 대한 바람이라면 오케스트라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것이다. 커뮤니티의 규모로 볼 때 합창 분야에 비해 오케스트라는 상대적으로 수가 너무 적다. 새해에는 한인의 우수한 음악적 역량이 한인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통해 발휘되기를 희망한다. 정진식 박사·LA코리안유스오케스트라 뮤직디렉터

2014.12.2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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